무책 북클럽 2기 6회차: 다드래기, 〈안녕 커뮤니티〉 > 전지적 퀴어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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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 북클럽 2기 6회차: 다드래기, 〈안녕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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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지개책갈피 댓글 0건 작성일 23-07-2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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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체의 순기능은 죽음이나 질병, 소외와 같은 일들을 누군가 혼자 짊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데에 있는 것 같다. 『안녕 커뮤니티』는 공동체 안에서의 보살핌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나는 빌라에 사는데, 빌라도 넓은 의미에서는 하나의 공동체다. 건물과 주차장 등을 함께 관리하고 이에 필요한 관리 비용을 나눠 내는 공동체. 하지만 내가 공동체에 기대하고 있는 기능을, 빌라 안에서는 느낄 수 없다. 그렇다면, 나와 지금의 파트너가 늙거나 한 명이 죽게 되었을 때, 만약 우리가 여전히 빌라 같은 환경 안에 살고 있다면. 누가 우리에게 안부를 물어줄까? 고독사하지 않게 서로 돌봐줄 친구를 그때까지 남겨둘 수 있을까? 이러한 두려움 때문에 계속 계속 친구나 동료를 찾아다니는 거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퀴어 정체성을 지닌 이상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것에 부담을 느끼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퀴어를 비롯한 소외된 사람들이 자신만의 안전한 관계망을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 / 조소민

 

   모임에서 마지막으로 읽는 책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 책이 이별을 주제로 다루기 때문일까 이 책을 읽는 동안 많은 아쉬움이 들었다. 책에서는 다양한 소외와 이별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중심이 되는 것은 노인 고독사와 그로 인해 활성화되는 마을 연락 커뮤니티의 이야기다. 청년 고독사 등의 좀 더 넓은 계층의 문제로도 번지고 있는 요즘의 고독사 문제를 생각할 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죽음이라는 소재를 크게 다루는 만큼 앞으로의 죽음이 어떤 식으로 다뤄질 수 있는지 고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전에 강요되다시피 했던 정상가족이라는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은 청년, 비혼, 퀴어 등의 사회구성원들은 어떻게 되는가에 대해 많은 고찰을 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죽음은 어디로부터 완성되는가? 법과 제도에 묶여 있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해야 하고, 나와 소중한 관계에 있는 사람도 그렇게 보내주어야만 할까? 우리는 동반자의 죽음을 어떻게 대할 수 있는가? 아직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 사과

 

   처음에는 등장인물이 한번에 너무 많이 나와서 누가 누구인지 헷갈렸다. 사진관 주인이 고독사한 뒤 고독사하지 않기 위해 커뮤니티를 만든다는 내용만 머릿속에 담아두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가면 갈수록 주류 사회에서 배제된 등장인물들의 이런저런 사연들도 마음에 와닿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함께 살던 동성 부부 이야기였다. 내가 성소수자라서 그들의 이야기에 더 집중했던 것도 같다. 왜 퀴어 이야기는 이렇게 항상 슬퍼야만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이렇게 슬픈 상황이 생겨나지 않도록 하는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겠다는 고민도 하게 만들어주기도 하는 만화였다. 재미있게 잘 읽었다. / 일리구

 

   나이 들며 모두는 자연스레 죽게 된다. 살면서 많은 기쁨, 슬픔, 죄책감, 분노, 짜증, 허무함, 우울함, 사랑, 따뜻함, 감동, 즐거움, 무서움을 함께 느끼면서 살아간다. 『안녕 커뮤니티』는 작은 동네에서 서로의 소소한 일상과 삶의 마지막 순간을 돌보려 한다. 매일 아침 다음 사람이 그 다음 사람에게 전화를 돌리며 서로가 잘 살아있음을 알아차려 준다. 죽음에 가까워진 사람들이 더 이상 홀로 사람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옆에서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그 시간이 좋아서 곁에 있는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냥 옆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해서 이야기 나눌 때 기분이 좋고 부족한 게 없이 느껴질 때가 있다. 한편으로는 나의 모자람을 아쉬워하게 된다. 아쉬움이 없이 모든 사람이 사랑하면서 서로를 아끼면서 살았으면, 나부터도 어렵지만 노력해야겠다. / 무름

 

   최근 몇 년 동안 가까운 가족들의 장례들을 경험했다. 우리 집은 그렇게 화목하지는 않은데, 그래서 장례식장으로 갈 때마다 슬픔보다는 긴장을 더 많이 느꼈던 것 같다. 나는 집안의 장녀 아닌 장녀로, 돈이 오가는 곳에 있어야 할 때가 자주 있었다. 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저렴하게 더 저렴하게 하려는 사람들틈바구니에서 바싹바싹 입이 말랐다. 『안녕 커뮤니티』는 고독사 하는 사람들 혹은 그렇게 죽을 수 있는 사람들과 그 주변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 사람의 죽음 곁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새삼스레 나의 죽음을, 그런 죽음을 만들어가는 나의 삶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오영남 씨가 죽고 허보경 씨가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을 읽었을 때 나는 무언가가 무너지는 것 같다고 느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겨주기 위해 넘긴 집의 명의 때문에 집을 잃고(빼앗기고), 법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일들을 메우려고 보험을 들었던 일들도 허사로 돌아가는 부분들을 보면서 답답해졌다. 책이 끝날 때까지, 허보경 씨는 점점 몰락하기만 했다. 그리고 밝은 곳에서 나와 익숙하게 어두운 곳에 앉아 있었다. 그런 것을 보면서 나는 또 입이 바싹바싹 말랐다. 그래도 만화에서 읽을 수 있었던 다른 면이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그것은 아직은이라는 감각이었다. 아직은 불행한, 불운한, 이라는 단어들이 떠올랐다. 그것은 완결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생각이었다. 그리고 지금 할 수 있는 건 인사일 것. 여름 장마가 길어요. 모두들 충분히 즐겁고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친절히 대해주면 좋겠어요. / 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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